임시 트레이가 있으면 달라지는 맥 작업 흐름 — Epheme
앱과 앱 사이에 놓이는 임시 트레이. 파일·이미지·텍스트를 잠깐 올려두고, 작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비워지는 macOS 드래그 앱.
어느 날 파일 여섯 개를 한 번에 옮기려다 손이 미끄러졌다.
드래그하던 파일들이 전부 흩어졌다. 다시 모아서, 다시 드래그했다. 별 것 아닌 일이지만 그 순간 느낀 짜증이 꽤 오래 남았다. 파일을 옮기는 동안 잠깐 모아둘 곳이 필요했다. 앱과 앱 사이, 폴더와 폴더 사이에 존재하는 그 짧은 틈.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바탕화면에 Temp라는 폴더를 만들어뒀다가, 한 달이 지나도 지우지 못하고 방치하는 식이었다. 임시로 쓰려고 만든 공간이 쓰레기통이 되는 과정은 늘 같았다.
임시 트레이라는 개념
이 문제를 곱씹다가 깨달은 게 있었다. 내가 원하는 건 폴더나 보관함이 아니었다. 트레이였다. 식당에서 잠깐 식판을 올려두듯,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만 존재하고 끝나면 비워지는 평면.
폴더는 영속을 전제로 한다. 클라우드 보관함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작업의 흐름에는 영속이 필요 없는 구간이 있다. 세 개의 이미지를 메일에 붙이는 동안, PDF 두 장을 합치는 동안, 여러 앱 사이를 오가며 파일을 재배치하는 동안 —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표면이 필요하다. 작업이 끝나면 사라져도 되는.
Dropover나 Yoink 같은 맥 드래그 앱이 이미 있다. 잘 만든 앱들이고 각각 탄탄한 팬층이 있다. Epheme가 그 결에서 방향이 다른 건, 기존 앱들이 파일을 “모아두는” 쪽으로 설계된 반면 Epheme는 temporal tray(임시 트레이) — 시간 제한이 있는 트레이 — 라는 개념을 중심에 놓기 때문이다.
트레이의 수명은 파일의 수명이 아니라 작업의 수명과 같다. 작업이 존재하니까 트레이가 존재한다. 작업이 끝나면 트레이도 끝난다.
이름도 Ephemeral에서 따왔다. 일시적인, 잠깐 존재하는.
트레이가 동작하는 방식
드래그 오버레이 — 트레이가 나타나는 순간
파일을 드래그하면 화면 가장자리에 오버레이가 떠오른다. 이 오버레이가 트레이다. 특별히 열 필요가 없다. 드래그하는 순간, 필요한 자리에 나타난다. 올려두고 다른 앱으로 이동한 뒤, 꺼낼 때 다시 드래그하면 된다.
Clipboard Shelf — 클립보드를 듣는 트레이
복사하는 순간 내용이 트레이에 자동으로 쌓인다. 여러 항목을 복사해두고 순서대로 붙여 넣거나,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모아두거나. 키보드와 마우스 사이를 오가지 않아도 된다. 클립보드도 결국 트레이다 — 잠깐 올려두고 쓰는 곳.
포인터만 보관 — 트레이는 참조를 쥔다
트레이에 올린 파일은 복사되지 않는다. 원본을 가리키는 포인터만 들어간다. 트레이는 임시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파일을 복제하지 않고 원본을 그대로 쓴다. 작업이 끝나고 트레이가 비워질 때 원본은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
24시간 TTL과 핀 — 트레이가 만료되는 방식
올려둔 항목은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진다. 작업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기본값이 24시간이다. 더 오래 두고 싶으면 핀으로 고정한다. 핀은 트레이의 만료를 연장하는 명시적인 선택이다. 기본은 임시, 예외가 고정 — 이 방향이 기존 앱들과 반대다.
설계를 결정한 생각들
트레이와 폴더의 차이는 단순하다. 폴더는 무언가를 보관하려는 의도로 만든다. 트레이는 무언가를 쓰려는 의도로 꺼낸다.
임시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것은 “Temp 폴더 문제”였다. 임시라고 이름 붙인 공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고 정리되지 않는 현상. Unclutter 같은 앱도 데스크탑 정리라는 다른 방향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Epheme는 쌓이지 않는 것 자체를 목표로 잡았다.
이 때문에 TTL은 기능이 아니라 정체성이다. 24시간 후 사라지는 게 버그처럼 보일 수 있다. 의도한 동작이다. 임시 트레이는 임시여야 한다. 계속 남아 있으면 그건 이미 다른 무언가다.
Shelf는 폴더가 아니다. 세션 컨테이너다. 지금 이 작업을 위해 잠깐 존재하는 논리적 묶음. 작업이 바뀌면 새 Shelf를 꺼낸다. 이전 Shelf는 자연스럽게 만료된다.
지금 담고, 나중에 사라지게.
macOS 14 이상, 7개 언어
Epheme는 macOS 14 Sonoma 이상에서 동작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 7개 언어를 지원한다.
US$5.99 일회성 결제(Lifetime)다. 구독이 없다.
App Store에서 받을 수 있다 → Epheme on the App Store
앱 소개와 스크린샷은 랜딩 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 apps.somee4.com/apps/ephe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