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서 출발해 안드로메다까지 직접 날아가는 우주 — NULLSPACE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태양계를 떠나 성간 공간으로 날아가는 항해 시뮬레이터. 실제 카탈로그 좌표로 행성을 배치하고, 허블·ESO 사진에 맞춰 성운과 은하를 그린 NULLSPACE.
밤하늘 앱은 많다. 별자리를 짚어주고, 행성 위치를 알려주고, 망원경으로 당겨 보여준다. 그런데 그건 전부 “땅에서 올려다보는” 시점이었다.
내가 보고 싶었던 건 다른 거였다. 지구를 등지고, 태양을 지나, 목성 옆을 스쳐서, 그대로 성간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시점. 안드로메다가 점이 아니라 화면을 가득 채우는 나선이 될 때까지 직접 날아가 보는 것.
그런 걸 켜놓고 멍하니 날아다닐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만들었다. NULLSPACE다.
NULLSPACE는 브라우저에서 도는 성간 항해 시뮬레이터다. 설치도, 로그인도 없다. 링크를 열면 우주선 안에 앉아 있고, 스로틀을 올리면 태양계를 떠난다.
게임이라고 부르기엔 목표가 없다. 점수도, 미션도, 적도 없다. 그냥 우주를 날아다니는 것 자체가 전부다. 화면 모서리에는 좌표(POS X/Y/Z),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최근접 천체가 떠 있고, 영역이 바뀔 때마다 — 태양계 → 외곽 영역 → 성간 공간 — HUD가 그걸 알려준다.
좌표는 진짜다
행성의 위치는 임의로 찍은 게 아니다. astronomy-engine으로 지금 이 순간의 실제 궤도 위치를 계산해서 배치한다. 오늘 밤 실제 하늘에서 화성이 어디 있는지와 시뮬레이터 안의 화성 위치가 일치한다. 시간을 멈추거나(P) 흘려보내면 행성들이 실제 공전 속도로 움직인다.
항성과 외계행성도 실제 카탈로그 값이다. 천체를 클릭하면 지름·표면온도·질량·자전주기 같은 실측 정보가 뜨고, 먼 천체는 적경(RA)·적위(Dec)·겉보기등급까지 나온다. 게자리의 별 하나, 실제로 발견된 외계행성 하나까지 좌표가 살아 있다.
다만 스케일은 정직하게 타협했다. 실제 비율 그대로면 행성은 보이지 않는 먼지가 되고, 옆 별까지는 평생 못 간다. 그래서 행성은 보이도록 키우고, 항성 간 거리는 압축했다. 사실적인 배치와, 날아다닐 수 있는 거리 사이의 의도된 절충이다. 천문학 교보재가 아니라, 우주를 체감하는 도구에 가깝다.
가까이 가면 사진이 된다
멀리 있는 성운과 은하는 도식적인 점구름이 아니다. 실제 망원경 사진을 옆에 놓고, 거기에 맞춰 그렸다.
- 성운 — 오리온(M42), 헬릭스(신의 눈), 카리나, 석호, 독수리. 허블·JWST·ESO 원본 사진의 색과 형태 — 오리온의 물고기 입 모양 어두운 만, 헬릭스의 청록 고리와 적색 외곽, 카리나의 먼지 기둥 — 을 셰이더로 재현했다.
- 은하 — 안드로메다, 삼각형자리(M33), 부자은하(M51), 바람개비(M101), 솜브레로, 보데. 그랜드디자인 나선의 휘감긴 팔, 분홍 별생성 영역, 먼지 레인까지 사진에 맞췄다. 솜브레로처럼 옆에서 보이는 은하는 얇은 발광선과 먼지 띠로 정확히 옆모습이 나온다.
각 천체의 색·크기·형태는 Wikipedia 인포박스(SIMBAD/Gaia 인용)와 NASA·ESA(Hubble)·ESO 사진을 교차검증한 레퍼런스 문서에 근거한다. “대충 우주 같은 그림”이 아니라, 그 천체의 실제 사진에서 출발했다.
특이 천체도 있다 — 6,500광년 밖의 펄서(중성자별), 그리고 26,000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중심의 블랙홀까지.
두 가지로 날아간다
날아다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자유 비행. WASD로 가속·역추진·롤, 마우스로 기수를 잡는다. Shift로 부스터, Space로 감속. 손맛으로 직접 모는 방식이다. 휠을 굴리면 망원경처럼 줌이 당겨져서, 멀리 있는 천체를 끌어와 볼 수 있다.
성도(Star Chart). M키를 누르면 목적지 목록이 뜬다 — 태양계, 항성, 별자리, 외계행성, 성단, 성운, 은하, 초은하단까지 카테고리별로. 여기서 두 모드를 고른다. 웜홀은 목적지로 즉시 워프한다. 항해는 그쪽을 향해 자동으로 순항한다. 안드로메다까지 직접 몰고 가긴 멀지만, 성도에서 찍으면 데려다준다.
천체를 직접 조준해서 워프하는 타겟 모드(TAB)도 있다. 모바일에서는 드래그로 조향하고 버튼으로 추력을 준다.
그냥 켜두는 우주
NULLSPACE는 무료다. 브라우저만 있으면 된다. Three.js로 짜서 PC·모바일 어디서든 돌고,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한다.
목적이 분명한 도구는 아니다. 일하다 지칠 때 한 번 켜서 태양을 지나 아무 별로나 날아가 보는, 그런 종류다. 배경음으로 틀어두기에도 좋다.
지금 바로 날아가 볼 수 있다 → nullspace.somee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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